전국에서 몰려드는 자원봉사와 생활물품들이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지난 4월 4일 강원도 옥계면 남양리와 고성, 속초지역에 산불이 일어났다는 보도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강원도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해 뉴스에서 “현재까지 산림 피해면적은 고성 250ha, 강릉 옥계와 동해 110ha, 인제 25ha 등으로 축구장 면적의 539배에 달하고, 여의도 면적(290ha) 두 배에 육박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나는 뒤 늦게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가 보았다. 외진 골짜기 기슭에 자리한 무속인 신당이 있었다.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고 주변은 온통 검은색 이였다.

싸늘한 산자락에 타고 남은 나뭇가지만 여기저기 나딩굴고 있어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농부들은 산에서 송이버섯과 고사리, 드룹이 생계 수단이다. 허탈하고 허무해 하는 모습이 가슴 아팠다. 조금 기우는 듯 작은 집도 그들에게는 소중한 보금자리였다.

흙으로 이겨지은 창고, 통나무와 양철봉으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울타리도 없어졌다. 다만, 그 자리에는 그저 타다 남은 쓰레기도 없을 정도로 텅빈 잿 더미였다. 그리고 틈틈이 강한 생명들이 움트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자원봉사와 도움의 물품들이 그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고 있었다.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2일, 3일까지 전국 농업기계 안전전문관과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63명이 파견되어, 1.48ha에 달하는 강릉 산불 피해지역 벌목을 지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주관 관청인 농촌진흥청 공무원들은 '전국 농촌진흥기관의 장비와 농업기계 안전전문관을 활용했다.

그들은 산불 피해지역에 대한 범국민적 복구 및 영농지원'을 목적으로 강원도,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서 지원한 지원자들이다. 총 188명. 트랙터, 관리기, 이앙기, 굴착기, 로터베이터, 배토기, 운반차량 등 137대의 농업기계를 들고 강원도로 온 이들은 강릉, 동해, 속초, 고성, 인제 등 산불 피해지역을 복구 대상으로 정하고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4월 6일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농촌진흥청도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도에 복구 지원을 계획했다.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은 응급 대책, 재해 구호와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세제 등의 특별 지원을 받는데, 특별 재난지역 선포의 근거는 헌법에 있다.

헌법 제34조 6항에 따르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우리는 국가로부터, 국가 기관에 일하는 이들로부터 보호 받고 있었다.

이제 한달이 지났다. 5월은 또 앵두와 어린 딸기와 모란의 계절일 뿐만 아니라 젓나무의 뾰족한 바늘잎마저 연한 살결처럼 느껴지는 신록의 달이다. 우리는 지금의 5월 속에 살아 숨쉬는 즐거움을 노래할 수 있으며, 그 찬란한 5월이 속절없이 지나가 버리는 것을 담담한 심정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슴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그 아픔이 하루 빨리 치유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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