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양원 목사 기념관

‘한센인의 아버지’

‘두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양아들로 삼은 목사’

‘독립운동가’

‘평생을 불쌍하고 가난한 자를 위해 삶을 살다간 사람’

고 손양원 목사를 일컫는 수식어들이다.


1902년 6월 3일, 경남 함안군 칠원읍 구성리에서 아버지 손종일과 어머니 김은수와의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손 목사는 비록 48세라는 젊은 나이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지만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회자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당시 칠원공립보통학교 일본인 교장으로부터 ‘일본인의 임금인 천황이 살고 있는 동쪽을 향해 절을 하라’(東方遙拜) 신사참배 강요에 “천황에게 직접 절을 하는 것이라면 웃어른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그렇게 할 수는 있겠지만 무턱대고 동쪽을 향해 절을 하라 하는 것은 명백한 우상숭배입니다”라는 말 때문에 여수경찰서를 시작으로 광주구치소, 광주형무소, 경성구치소, 청주보호관찰소를 돌며 갖은 옥고를 치른 고 손양원 목사.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옥고를 마친 손 목사는 이후 경남노회에서 목사안수(1946)를 받고 같은 해 9월 부산 고려신학대학 총무를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옥고만큼이나 손 목사를 힘들게 했던 것은 아마도 여순사건과 관련 두 아들을 잃은 것일 것이다. 그러나 손 목사의 하나님을 향한 그의 믿음은 어느 누구도 따라가지 못했다. 바로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아들로 삼았으니 말이다. 백범 김구 선생도 손 목사에게 “공산당을 진정 이긴 사람은 손양원 목사다. 이 땅의 정치가들에게도 손 목사와 같은 아량과 포용성이 있다면 공산주의도 이길 수 있고 남북통일도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 목사 순교 65주년을 맞은 지난 10월 20일, 그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관이 손 목사가 태어난 자리에 세워졌다. 보통 사람 같으면 죽음과 동시에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릴만한데 유독 손 목사만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치를 발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작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목회자 가운데 손 목사만큼이나 인격, 신앙심, 헌신, 애국심 그리고 사랑을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오늘날 목회자들이 손 목사처럼 문둥병자들의 몸에서 흘러 나오는 고름을 입으로 빨아낼 사람이 있겠는가, 두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양아들로 삼을만한 목회자가 있겠는가. 하나님의 말씀에 배치되는 일이라면 목숨도 내 놓을 만한 용기있는 목회자가 있을까.


오늘날 한국 교회는 진정한 목회자에 목말라 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순전히 자신들의 세상적인 욕심 때문에 후배 목회자를 칼로 찌르질 않나 조폭도 아닐텐데 가스총으로 회의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질 않나, 더욱이 그러한 목회자를 치리해야 할 교단은 오히려 그를 더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볼 때 우리는 손 목사가 더 그립고 존경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란 미완성적인 인격체인지라 얼마든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실수나 잘못을 알아 차렸을 때는 즉시 고치고 회개하며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으로서 취해야 할 행동일진데 그러하기는 커녕 자신의 행동을 더욱 정당화시키고 연대의식을 강화하려는게 오늘날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의 자화상이다.
 

더욱이 한국 교회는 부정하고 비도덕적인 일에는 더욱 강한 응집력을 발휘하곤 한다. 분명 그들에게도 양심이라는게 있을진대, 어찌된게 그런 일에서만큼은 양심도 도덕도 신앙도 교회도 성도도 하나님도 예수님도 성령님도 죄다 사라져 버리고 만다. 마치 입만 열면 거짓말로 구차한 삶을 연명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못된 부분을 쏙 빼다 박아 놓은 것과 하나도 다를게 없다. 그러고서도 한국 교회의 부흥을 외치고 건전한 교회운영을 바란다면 진정 하나님께서 가만 계실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시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가 자꾸만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의 이면에는 목회자들의 책임이 크다. 자칭 ‘기름 부은 자’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본이 되기는 커녕 비리와 세속에 찌들어 있다면 한국 교회의 부흥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나 같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라도 모든 것 내려 놓고 진심으로 회개하며 하나님께서 명하신 그 길을 가는 것만이 한국 목회자들이 취해야 할 진정한 태도인 것이다.

 

갈수록 추워만 가는 계절,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고 손양원 목사가 진정으로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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