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싸움 하기, 새끼 꼬기, 불지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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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뉴스깜 양 재삼 기자 = 전남 담양군 남면초등학교(교장 조숙희)는 18일 약30여명의 도시권 학생 및 학부모를 초청하여 겨울소리체험을 실시하였다.

가을소리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체험 공고를 올리자마자 신청희망자가 쇄도하였다. 지난 가을소리에 이어 기대감이 어느 정도 인지 느낄 수 있었다. 날씨 또한 이틀 전에 소복이 쌍인 눈으로 “겨울을 품은 바람소리 들리나요“ 주제와 걸맞는 분위기가 조성된 아침. 하얀 입김을 흩뿌리며 설레는 눈빛으로 학생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9시 첫 만남으로 시작되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이후 학교 뒤편에 조성된 밭에서 10월에 뿌려둔 보리싹을 자르는 시간을 가졌다. 눈덮인 보리싹 위의 눈을 걷어내니 한겨울에도 짙은 녹색으로 향을 뿜는 보리싹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가영(5학년,체험학습신청자)학생은 “잎이 크지도 않은데도 이 추운 눈속에서 버티는 걸보니 신기해요” 라고 하며 자란 보리싹으로 보리국을 끓여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진 연천길 걷기 시간에는 갑자기 북적이는 소리에 고개를 내민 개들과 파란 하늘이 도회지 학생들을 반겼다. 땅은 질척거렸지만 시냇물소리와 눈 덮인 나무 가지들을 보며 산자락 끝에 다다랐을 때에 시골학생과 도시학생 편을 갈라 눈싸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했다.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언 손 호호 불어 녹이며 고사리 손으로 동짓날을 기념하는 새알을 빚고 하나씩 학교 뒤에서 주워온 땔감을 모아 우리학생들이 이런 체험을 어디서 할 수 있을까 솥단지에 고구마삶기, 달걀 삶기 위해 직접 불을 지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우리조상들의 지혜를 본받아 짚으로 새끼도 꼬아보고 꼰 새끼줄을 발로 밟고 머리를 땋듯이 짚 뱀도 만들어 보았다.
하바다(5학년)는 “어렵긴 하지만 눈알까지 붙이고 나니 정말 뱀 같이 됐어요” 하고 자기가 만든 짚 뱀을 자랑스럽게 들어보였다. 마지막으로 활쏘기시간, 멋지게 굽은 대나무 활로 한 명 씩 서서 친구들의 화살이 과녁에 명중할 때면 모두 환호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자기들이 지핀 불로 솥에서 삶아지고, 익은 고구마와 달걀을 먹으며 하루의 활동을 마무리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동행한 학부모들 또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조숙희 교장은 “추운 겨울 날씨 인데도 참석자 모두가 겨울 소리 조상의 슬기 체험에서 신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참여해 준 학생과 학부모님께 감사함을 전하면서 새학기에 시행하고자 하는 봄소리 체험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구하여 참석한 이의 가슴에 추억을 만들어 줘야 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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