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대통령의 밥값에 대한 그럴듯한 내용이 담겨 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자 정재호가 말하려는 것은 ‘밥값을 알면 세상이 제대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치와 밥값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물며 대통령 밥값을 누가 내는지, 그걸 알아서 뭐 하겠느냐고! 그러나 그 밥값이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간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게 없다고, 선진국 복지 국가로 가려면 이런 힘든 과정을 다 겪어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왜 항상 고통은 국민의 몫일까?’ 하고 억울한 생각이 드는가? 정의도 없고 돈, 권력이 사람 위에 서 있는 세상에서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꾼다면 이 책의 책장을 넘겨라!

<대통령의 밥값은 누가 낼까>에서 저자는 ‘밥값’에 대해 정의하고, 그 밥값에 어울리는 국민의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말한다. 국회의 예산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쓰여야 한다고, 그렇게만 된다면 ‘사람 사는 세상’으로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고 말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저자에게 붙여 준 별명이 있다. “일 잘하는 정 비서관”이다. 남들은 귀찮고 힘들어서 마다하는 것을 그는 선뜻 받아들기 때문이다.

“밥 한 끼 하자”가 인사말이 되었고, “밥은 먹고 사십니까?”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그들이 먹는 밥값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밥을 먹었으면 누군가는 밥값을 내야 한다. 먹은 사람 갑 아니면 을, 식당에서 누군가 만났다면 운 좋게 제3자가 계산하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장장 4년 동안, 밥 다 먹은 사람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밥값만 계산한다면? 더군다나 날 대신해 일하기로 한 사람이 일은커녕 밖에 나가 싸움질하고, 엄한 여자 성추행에, 근무 시간에는 휴대폰으로 게임이나 하고 있다면…“넌 당장 해고야!”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올 것이다.

그런데 그 말을 못한다. 당장 얼굴 한번 마주대하기도 힘들지만, 만약 그랬다가는 머리채를 잡히거나 당장 경찰에 신고해 명예훼손죄로 끌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은 내가 다 하는데 ‘꼴 보기 싫은 놈’ 밥값 내 주고, 차 굴리라고 기름값도 다 내주는데, 정작 나는 집 한 칸이 없어서 2년마다 철새처럼 옮겨 다녀야 한다. 이게 대한민국 정치인과 국민들의 관계이자 현실이다.

“쯧쯧, 그 모양으로 일하려면 차라리 밥을 먹질 말든지!” 국민이 내준 돈으로 밥 먹지 말고 자기 돈으로 밥 사먹는 게 오히려 부끄럽지 않은 일이며, 국민에게 밥 얻어먹으려거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 제대로 하라고 저자 정재호는 말한다.

여당, 야당, 정파싸움에 관심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밖에 없다. 국민들은 그들의 싸움을 구경하고 앉아 있기에는 너무 바쁘고 먹고살기가 버겁다. 그런데도 그들은 상대방이 그르고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간을 다 보낸다. 일단 상대방이 말하면 그것이 무슨 말인지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반박부터 한다.

말로도 모자라 주먹질에 육두문자까지…….

사실 지역구 의원이든 국회의원이든, 선거 때 외에는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분들이니 국민들이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 가지, 자신이 찍은 당이 여당인지 야당인지 정도는 기억한다. 여당 한 번 찍었더니 일을 제대로 못해서 다음번에는 야당을 찍었단다. 그런데 여당이든 야단이든 찍어 놓고 보니 그 놈이 그 놈이더란다.

그래서 아예 투표를 안 한다는 사람도 있다. 선거 때 내가 찍은 사람이 주먹 잘 휘두르고 욕 잘하길 바라는 국민은 없다. 제발이지, 젊었거나 나이 들었거나 ‘밥 먹고 사는 일’이 불안하지 않도록 서민경제를 좀 살려달라는 것이다. 저자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뭐가 중요한가. 일만 잘하면 되지.

<대통령의 밥값은 누가 낼까>, 그것이 궁금하다면..

성경, 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바꿔 말해, 밥 먹으려면 일하라는 뜻이다. 밥값을 벌기 위해 일하고, 일을 제대로 못하면 ‘밥값 못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게 맞다. 그리고 밥값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대통령은 월 1,630만 원, 임기 5년 동안 총액은 9억 7,800만 원을 받는다. 국회의원 월급은 약 1,149만 원이며 7~9명의 보조직원을 둘 수 있고, 3개월 이상 의원직을 유지하면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것저것 따져봤을 때 국회의원 1인당 1인당 약 6억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어느 공무원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이니 열심히 일해야 한다. 연봉 6천 받는 사람보다 10배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게 다 국민들이 주는 돈이다.

그런데 밥값 제대로 하는 정치인들이 없다 보니 그들에게 준 월급이 아까워서 욕이 나온다. 국민은 월급 받을 때 꼬박꼬박 세금 내고, 그 돈으로 적금을 부어 만기 시 받을 때도 또 세금을 냈다. 내라는 건 다 내고 하라는 건 다 했다했는데, 정치인들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국민들의 지갑에서 야금야금 밥값을 빼가고 있는 정치인들은 조용히 반성해야 한다. 저자가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몹시 화가 나 있었다. “정치고 나발이고 경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국민들 먹고사는 게 이 모양인데,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다 뭐 하는 거예요?”

국민경제가 바닥을 향하고 있다고, 그래서 국민들이 힘들다고…….

저자 정재호 소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외환신용카드사 노조위원장, 2002년 노무현 후보 선거캠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 국무총리 민정수석비서관

도서출판 모아북스( www.moabooks.com )/252쪽 / 값15,000원 / ISBN 979-11-5849-016-4 13340 출판일: 2015년 12월 24일, Size : 135*200

키워드

#N
저작권자 © IPC종합뉴스(국제전문기자클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