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영 부평구청장 신년인터뷰

1. 2017년 신년을 맞이하는 각오는?

▲지난해에는 부평구의 발전을 가로막게 될 ‘통합예비군훈련장 산곡동 이전’과 ‘부천 상동 신세계복합쇼핑몰 건립’ 문제가 불거져 이에 대한 반대 운동을 벌이느라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그 과정에서 부평구민들의 결집력이 발휘되는 성과를 거두고, 많은 양보와 성과를 얻어 내기도 했지만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닌 만큼 올해도 부평구 및 인천시민의 성숙한 주민의식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중앙정부 및 타 지자체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아 나가기 위해 애쓸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인구 300만 명을 돌파한 인천시가 외형보다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경청, 소통을 통해 부평뿐만 아니라 인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천 시민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더 많은 땀을 흘릴 계획이다.

보다 정의롭고 고르게 잘 살 수 있는 도시,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굴포천을 지방하천에서 국가하천으로 승격시켰다. 앞으로 굴포천을 어떻게 정비할 계획인가?

▲굴포천은 총거리가 15.3km로 인천시 부평구·계양구를 비롯해 경기도 부천·김포시, 서울특별시 강서구 등 3개 광역시·도, 5개 시·구를 관통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하천을 5개 지방자치단체가 나눠서 관리하다 보니 책임자가 없어 수질 관리나 홍수대책 수립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에 국가하천 승격으로 국토교통부가 직접 관리하게 되면서 굴포천의 홍수방지는 물론, 하천 환경 개선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굴포천의 국가하천 승격을 위해 그동안 우리 부평구를 중심으로 해당 자치단체들이 지속적인 협의를 갖고, 중앙 부처에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굴포천의 발원지인 부평구는 산업화 과정에서 복개돼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는 상류 구간의 콘크리트를 걷어 내 생태하천으로 복원, 옛 물길을 되살리는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이번 국토교통부의 발표로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부평구는 굴포천 복원 프로젝트를 위해 추정 사업비 636억 원(국비 288억, 지방비 348억)을 들여 부평1동 주민센터부터 부평구청까지 2.13km를 복원, 청년창업 융·복합센터 조성, 굴포 게스트타운 및 먹거리타운 활성화 사업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이 사업은 올 3월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완료하고, 환경부에 국비를 신청해 2018년 착공,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굴포천 상류 지역은 곧 평택으로 이전하게 돼 있는 부평미군부대 캠프마켓과 연결돼 있는데 우리 구는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발상지인 부평미군부대 인근을 음악도시로 만드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어 이 사업이 함께 완료되면 굴포천 인근이 생태·문화·경제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도시로 재탄생, 인천의 미래이자 상징의 역할을 할 것이다.

-국비지원으로 추진되고 있는 음악도시 조성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1950~60년대 부평지역은 주한미군 군수지원사령부 애스컴을 중심으로 20~30개 클럽이 운영될 정도로 국내 밴드음악의 중심지였다. 배호, 현미, 최희준 등 당대 최고 가수들이 수시로 공연을 가졌다. 부평 신촌과 삼릉 일대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밴드 단원 150여 명이 모여 살던 독특한 공간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자산을 바탕으로 우리 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 조성 공모사업’에 당선, 오는 2020년까지 5년간 37억5천만 원을 들여 부평 일대를 ‘음악 융합도시’로 꾸미고 있다.

50~60년대 부평 상황을 담은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부평아트센터와 서울 국립극장 공연을 거쳐, 미국공연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부평아트 하우스에 ‘부평음악산업센터’를 조성, 음악제작 시설을 구축해 프로부터 아마추어 밴드까지 활용하는 창작공간으로 제공하고 대중음악 1세대들이 활동했던 부평3동에 ‘음악 동네’를 만들게 된다. 굴포천 상류가 복원되면 부평미군부대 캠프마켓과 인접한 지역에 지역 예술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아틀리에를 설치하는 한편, 백운역 생태공원과 부평공원에서 누구나 거리공연을 할 수 있도록 지원, 부평을 명실상부한 음악도시로 탈바꿈 시킬 계획이다.

-올해 개관하는 부평 힐링센터는 어떤 곳인지.

부평구 청천동에 나비공원이라는 주민 휴식공간이 있다. 이곳에 자연친화적인 부평갈등관리 힐링센터를 만들어 공직자뿐 아니라 주민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부평구는 좁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살다보니 예산은 부족하고 재개발 관련 분야 등의 갈등요인이 많다. 이런 이유로 2012년부터 직원들에게 힐링교육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도록 하고 갈등관리관 제도를 통해 지역 갈등을 해소하고 있으나 부족함 감이 있었다.

좋은 힐링 프로그램과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통해 감정노동으로 인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풀어 주민들에게 질 좋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과 민, 민과 관의 갈등해소를 위한 갈등 대응프로그램과 관계회복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알차게 준비 중에 있다.

앞으로 갈등에 직면한 이해 당사자인 시민이나 공무원, 그 외 일반 시민 및 우리 사회 오피니언리더 등 많은 사람들이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지역사회의 행복 지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갈등으로 인한 상처와 스트레스를 치유, 갈등비용을 줄여나감은 물론, 주민에게 향상된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해 22개 동을 완주한 숙박행정의 성과와 소회는

▲1박 2일 숙박행정은 22개 동 모두 의미 있고 따뜻하게 기억된다. 숙박행정 현장이 오래된 경로당이든, 자그마한 어린이집이든, 달동네이든 상관없이 언제나 사람 사는 냄새와 각 동네의 정취를 물씬 맡을 수 있어 좋았다.

구청장 6년 여 재직기간 22개동을 두 차례 즉 44번의 숙박 현장 체험을 했다. 주민 삶의 현장에서 민원은 물론, 웃음 속에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고 밤길을 살피고 그곳에서 잠을 자고 동네길 아침청소 후 국밥 한 그릇씩 먹고 다시 구청으로 출근하는 숙박행정은 몸은 고달파도 마음은 풍성해 큰 보람을 느낀다.

특히 작은 민원해결에도 한껏 밝아지는 주민들 얼굴을 보며 지역책임 공직자로서 이들을 겸손히 잘 섬겨야 한다는 것을 매번 새삼 깨닫는다.

이런 숙박행정을 통해 행정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참여하는 시민의식을 높이며 마을공동체를 조금 더 일궈나갈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22개 동에서 건의된 287건의 현안 중 절반 이상은 이미 해결됐고 처리 불가를 통보한 민원을 6%인 18건에 불과, 주민들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

-올 부터 운영 예정인 인천 지역 최초의 청년층을 위한 ‘셰어주택’은 어떤 사업인가

▲셰어주택이란 주방·거실 등 공유 공간은 함께 사용하고 사생활이 요구되는 침실 등은 개별로 이용, 주거 공간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새로운 주거 행태로 부평형 셰어주택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입주 대상자 모집이 끝난 상태로 월 임대료는 1인실이 14만원, 2인실은 10만 선으로 아주 저렴하다.

첫 부평형 셰어주택엔 공동생활을 함께 하기 편한 19~35세 사이의 미혼 여성이 생활하게 되며 다른 지역과 달리 만들어진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 본인의 의견을 담아 주거 공간을 건축하는 거주자 중심이라는 특징이 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은?

▲위기는 늘 기회와 같이 있고 세상은 스스로 진화하지 않으며 사람이 만들어 가야한다. 이런 점에서 6.10 민주화 항쟁 30주년을 맞는 올해가 세상을 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부평구가 계절마다 주민과 함께 나누는 공감글판 겨울편이 ‘한 둥치 겨울옷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라는 탁명주 시인의 ‘겨울나기’ 구절이다.

이 구절처럼 위기를 우리가 잘 극복하면 더 튼튼해지고 단단해지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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