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말처럼 무서운게 없고 사람의 말처럼 힘을 지닌 것도 드물다.


한 마디의 말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또 한 마디의 말이 천냥 빚도 갚을 힘을 지니고 있다.


지난 달 27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석상.


김광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 감청 문제로 취재를 하던 기자들에게 회의 상황 설명을 한다는게 그만 ‘말’ 실수(?)를 하고 말았다.


“국정원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믿어 달라고 하고, 실시간 도청도 안 된다며 믿어 달라고 한다. 지금 저 안은 거의 교회예요, 교회”


바로 끝 부분에 나오는 “교회예요, 교회”라는 단어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겨눌 줄은 김 의원자신도 몰랐다.


다른 종교나 비유 대상도 많은데 교회가 무슨 잘못을 그리도 많이 했(한)다고 하필 교회를 들먹거리느냐는게 기독교인들의 반응이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네티즌들 사이에 급물살을 탔다. “굳이 그렇게 까지 말할 필요가 있느냐”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라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교계에서도 결기를 보였다. 한교연(한국교회연합)과 한교언(한국교회언론회)는 “교회를 우습게 보는 정치인, 사과하고 떠나라” “시정잡배나 할 말을 제1야당 국회의원이 했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기독교에 대한 종교편향과 종교혐오를 일으키는 악의적 발언이다”라는 등 이런저런 말들을 앞세웠다.


어떤 목회자는 “(중략) 알아봐야겠지만 교회를 고의적으로 비난하려는 목적을 가진, 이념적으로 공산주의 쪽에 물들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했다. 부박함의 극치를 보였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산주의까지 운운한다는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다. 그 정도의 말로 공산주의 관련자라면 대한민국 국회의원 공산주의자 아닌 사람 한 명도 없을거란 생각에서다.


그렇다면 김 의원의 말대로 우리 교회가 억지나 쓰는 그런 곳일까. 말도 안되는 말로 성도들을 현혹하여 자신들의 주머니나 채우기에 바쁜 그런 불한당같은 집단일까. 그도 아니면 흔히 하는 말로 ‘자기들끼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그런 별개의 집단일까.


우리는 김 의원이 착각적상관(illusory correlation)을 했다고 생각한다. 거짓에 가리워진 단면만을 보고 전체가 그러하리라는 우를 범했다고 말이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김 의원의 말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그다지 나쁠건 없을 것이다.


그동안 교회가 얼마나 세상 사람들에게 부정적이고 집단이기적인 존재로 보였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그러한 생각을 갖는 사람이 비단 김 의원 혼자에 국한될까.


지금 이 시간에도 부정적인 행위를 발생시키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크리스천들을 보면 김 의원의 말이 온전히 틀렸다고만 보긴 어렵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다고 김 의원을 두둔하는건 아니다. 다만, 사회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김 의원과 같은 사람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 반면교사로 삼아보자라는 얘기다.

기왕 물은 엎질러졌다. 그리고 한번 뱉은 말은 어느 누구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김 의원의 말은 이미 세상에 뱉어 졌다. 전화위복이라고 이번 김 의원을 발언을 계기로 우리 내부도 다시 한번 정리하는 그런 시간을 자져보길 기대해 본다.


김 의원의 종교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부처나 마리아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어차피 “정치는 악령들의 과학”(성자 샹카라데바)이기 때문에.

 

키워드

#N
저작권자 © IPC종합뉴스(국제전문기자클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