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럴당 51달러에 팔고 최고 109달러에 재 구입-

 
 
오세광 기자, 2015-09-07 오후 07:25:37  

 
 
-수차례 손실축소 기회 날려 경영수준도 의심

-비축시설 완공하고 충유율 70%도 못 미쳐

-재구매비 부족하자 운영수익도 3000억 전용

-박완주 의원“국가안보 위한 비축사업에 비상식 행위”

한국석유공사가 유사시 사용할 석유비축량은 채우지 못하면서 수익을 올리려고 비축유국제거래에 나섰다가 4000억 원의 손실이 예측되고 있다. 손실을 메워야하는 석유공사는 비축기지 운영수익 3000억원까지 전용했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사진 ․ 천안을)이 한국석유공사에서 제출한 ‘석유비축계획 및 충유율’ 과 ‘비축유 판매 및 재 구매내역’을 분석한 결과 정부석유비축사업 20년이 지나도록 목표대비 비축율은 7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1979~1980년 2차 석유파동 당시 국내 석유수급 안정과 단기적 국가석유수급을 위해 1995년 1차 석유비축사업에 들어갔다.

비축시설과 비축량은 2004년까지 154백만 배럴이었지만, 유가급등과 예산부족 등 4차례 조정 끝에 107만 배럴로 줄였는데도 올 까지 비축목표를 한 번도 채우지 못했다.

비축시설을 만들고는 비축량을 채우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석유공사는 시설임대 등으로 수익이 발생하자 손쉽게 더 많은 수입을 올리려고 비축석유 국제거래에 나섰다.

2004년과 2005년 비축유 813만 배럴을 평균 50.94달러에 판매해 한화 4141억원의 판매수익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국제유가가 최고치라고 판단했지만 이것은 어디가지나 석유공사의 착각이었다. 더욱이 법인세와 파생거래손익 등 1586억원의 비용으로 실제 매출수입은 2555억원에 불과했다.

비축유는 매각 후 1년 이내 의무적으로 재 구매해야 하는데 더욱 올라 있었다. 결국 2009년에야 재 구매에 들어갔는데 팔 때보다 15.5%가 오른 배럴당 58.86달러로 99만8000배럴을 사들였다.

석유공사는 이때라도 손해를 감수하고 전량 재 구매 결단을 내려야했다. 첫 번째 기회는 이렇게 날라 갔다.

국제유가는 2010년이 되자 더욱 험악해 졌다. 배럴당 평균 76.89달러로 전년 대비 31%나 폭등했다. 석유공사는 또 다시 분할구매를 선택해 252만배럴만 사들였다. 두 번째 기회도 이렇게 놓쳤다.

최악의 선택은 2011년이었다. 석유 값은 배럴당 평균 107.37달러로 올랐다. 수익을 꿈꾸며 매각한 석유 값의 2배가 넘었다. 석유공사가 이 해에 148만 배럴을 재구매하면사용한 돈은 무려 1810억원이었다. 올 해까지 사들이고 있지만 아직도 257배럴은 사업비가 없어 재 구매를 못하고 있다.

편법은 또 다른 편법을 불러왔다. 석유공사는 당초 매각대금으로는 재구매가 어림없자 2008년부터 비축기지 운영수익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렇게 전용된 운영수익금은 3072억원에 달했다. 석유공사의 과유불급(過猶不及)이 혈세 4000억원을 공중에 날려버린 셈이다.

박완주 의원“석유비축사업은 비상시 국가안보를 위한 사업으로 충유율을 높여야 하는데 석유공사의 태도는 한심스럽다” 며 “멋대로 사업비를 전용하고 이를 허용한 문제에 대해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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