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시집 (5) 봄비 봄비 내리는 들판에 하얗게 쌓인 눈(雪)은이별을 고하듯 흘러내리고잠들었던 봄풀은 파랗게 돋아내니봄비는 새 봄을 알리는 전령사인가 봄비 내리는 나무 가지엔 반가움의 눈물인가가지마다 매듭은 물방울에 잠을 깨우니잃었던 새 가지는 봄비를 휘어감고청춘아 다시 오라 봄을 재촉하네
일출 최주철 바람에 물결이출 출렁이다너는 빛을 쏟아내고홀로 선 내가맨발로 걸 걸으면은빛 모래가 살을 보듬고하늘을 헤엄치던 구름이발 걸음을 세 세우며긴 옛 추억을 쪼아대고네가 그물에 걸려허기진 낚싯배처럼 출 출렁이면해는 엉덩이를 실룩 댄다.
말 말아줘요 최주철 그리움도 사랑도없었다말 말아줘요눈에서도 마음에서도멀어졌다말 말아줘요널직은 하늘 다 가리고남을 그리움이 아니었다말 말아줘요마음에 빼곡하지 않은 추억이었다 말 말아줘요떠나간다 할지라도울지 않는다말 말아줘요봄이 와도꽃 피지 않을 거라말 말아줘요.
정 최주철 들었다 놨다쥐락펴락하는 맘이 뭐길래 눈물도 감동이 되고힘듦도 복이 되더라 사랑보다 더 무서운정 때문에 울고 웃지만 오천년의 피를 나눈 형제여뜨거운 가슴이 있어야사람 냄새가 나고크지도 작지도 않은 삶둥글게 살다 보면남 일도 내 일처럼 걱정되더니어느사이서로 손 잡고 서 있게 되더라
Aster(아스터) 최주철 창가에 보랏빛 향기빗방울 물고뽀얀 피부눈부시지 않아서 좋고동글동글 둥구런가을 옷이멋스러워서 좋고무엇보다 서러운 이가 그를 홀겨봐도안 들켜서 좋고아스터는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던꽃이었으라.
(ipc종합뉴스)김용식 詩集(3) ‘가을편지’ 푸르던 잎 가지 끝에 오색 단풍 가라 입고찬바람 불세라 곱게 물들어 가을을 알리 연가하늘은 푸르것만 나무 잎 단풍들어 떠나기 아쉬운 듯물들은 낙엽 한 장 일기라도 전해 주려마∽져녘노울 지붕삼아 한여름 보내면서 푸르던 나무 잎시들은 나무마다 오색단풍 갈아입고 가을을 떠나 연가찬 서리 친구삼아 떠나가는 낙엽 한 장 어디로 굴러가나떠 내보낸 앙상한 나무 가지 겨울을 재촉 하네~
초 겨울 최 주철 화해하자며 새판 붙은 것처럼요란하게 저물어 가는 가을 저녁그 사람과 손도 잡지 않고 밤새웠는데남 같지 않은 늦가을 아침에여고생을 못 잊어 낙엽 진 길을 지그시 걸어 보고그래도 내 집 왔는데 이것 한 사발씩 해야 지며 건네는 낙엽 한 줌을비록 술은 팔아도 몸 베리고 싶지는 않다는 아낙처럼찬찬히 딩구는 그녀들벽에 기대어 사람들 떠난 입구를 바라보듯 하늘만 바라보다가아이고 어쩌거나 어쩌거나계절이 벌써 이렇게 됐네.
커피의 가을 향기 최주철 찻집 의자에커피 가을 향기가 피어오르며 바스락 부서지는데두 손에 앉은갈색 낙엽의 체온이 손 끝으로 마음을 두드리고향기가 걸을 때마다 자꾸 너의 혀 끝을 감아 돌아가는데 우주의 장 끝을 타면훗 좋아 가을 하늘같은 미소의향기가 굴러 가는데낙엽은 가을에 빠지고아메리카노 커피의 소리 없는 사랑이갈색 추억으로 흐르는데영글어 가는 가을 낙엽은 점점 야위어 가고테이크 아웃 커피는 찬 바람에겉옷을 꼬오옥 휘어 감으며 진실하게 추억을 쓸어 담고서가을 향기 울리네짙은 톳색 향기처럼
그 사람을 최주철 지난날에는그가 곁에 있는 것조차모르고 살았던, 그 사람그림자처럼 달아나도늘 곁을 지켜주는 정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그 사람 해거름을 등에 지고 뒤늦게 곁을 돌아 보게 되던, 그 사람 삶이 떠나고 죽음이 시작될 때 깨닫지 말고 곁에 있을 때 사랑해요, 그 사람을 이 시간이 끝인 것처럼 순간순간 한결같이 곁에서 사랑해요, 그 사람을.
가을 편지 최주철 그녀가 무뚝뚝하다고핀잔을 주네요가을이라고잘 익은 낙엽에가을 빛 편지를 보내봅니다영글어 가는 가을 마음를연필로 눌러 쓰고타들어가는 단풍잎에고백을 넣어 아무도 모르게내 뛰는 심장도 모르게바람에 띄워 보내봅니다 그녀에게 미소로그녀의 마음 살짝 흔들며가을이라는핑계를 대며 보냅니다.핀잔을 듣고 싶어서.
검단산 물소리 최 주 철쪼르륵 쪼록 울렁 검단산에 여름이 오면연 푸른 잎사귀와 뜨거운 햇살에교감하고 호흡하며 남다른 역동적인 물소리를 맞는다태양에 메마른 가슴으로 꿈꾼 영예에 산 모퉁이 끝자락 절벽으로 향하고우우웅 검단산에 겨울이 오면찬 바람 몰아치고 하얀 빙벽 사이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처럼 꽁꽁 언 시간들이 있다그리고 또 한해가 저물어 가니검단산 자락이 왠지 모를 쓸쓸함에오늘 아침 난 누구를 기다리다가아무도 없는 곳으로 물소리와 함께 떠날까 하네봄이 오면 단비로 잦아든 세상에마법처럼 녹아 흐르는 물소리가
믹스 커피 최주철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천사의 흰 옷가지 품에 안고 밤새 정성을 넣는다 펄펄 끓는 물을 붓고 앙증맞은 숟가락이 딸그락 소리 없이 방글방글 톳색 향이 뱀같이 똬리를 틀고 코끝을 간질인다 슬픔 보다 기쁨 있을 때 일도 잘되고 그가 곁에 머물길 기원하며 두 손 받쳐 사랑 드리니 맛있게 웃는다 커피에 마음과 정을 넣어 나만의 맛을 낸 사랑을.
어디로 가는 걸까 최 주 철 위국헌신(爲國獻身)!대한민국 어디로 가나,약주한잔!속이 시원 하련만은,시끄러운 광화문역 출구 마다어지러운 현수막들 투쟁(鬪爭) 전쟁(戰爭)양반님네 핫바지가 잘게 찢겨에누리가 없이 팔려 하나 없고1950년 6월!포탄(砲彈)속에 꽃핀 자유,민주주의(民主主義)!피땀 흘린 한강 기적,남한산성 수어장대 걸터앉아혈혈단신(孑孑單身) 자리 펴고 술잔 들고참 혼탁(混濁)한 세상!한잔 가득 부어 담으면 내장까지 시원하게찌르 짜릿모세혈관(毛細血管) 곳간 가득 돈다.그들은 알까?진정한 발견의 여정은새로운 자유을
맑은 생각 최 주 철 설친 잠을 툭 털고 산책길에 서서보니 이른 새벽 풀숲에 반짝이는 거울하나 미끄러질 듯 말 듯 보석 같은 이슬방울 떨어질 듯 말 듯 흔들리는 방울 소리 우리에 만남은 우연일까 우리들 생명은 기적일까 투명한 아침이슬 사이로 조금씩 맑아지는 생각들 한 알의 이슬에서 세계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요즘 어르신 자동차운전면허에 대한 반납권장을 하고 있는 정부가 어르신 운전 사고율이 높아지자 자동차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어르신들에게 3만원을 지급하고 있다.이 제도는 고령층의 경우 청장년층에 비해 시각과 청각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 중 위기상황에서 대처가 어려워 사고 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고 또한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다.하지만 실제로 보면 어르신 운전은 젊은 층보다 노년층은 젊은 층이 많고 게다가 도로의 무법자들이 판치고 있는데 고령층 사회활동증가와 더불어 전체 차량 중 65세 이상 고령자
장미 꽃 하나 최 주 철 따사로운 새벽 아침 햇살 눈 부시게 빛나는 꽃 송이 촉촉한 잎들 마다 마다 매달린 장미 꽃 웃음 철조망 사이 꽃 망울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사랑 눌러 참고 참았다가 툭 터지면 세상엔 기쁨 가득 난 장미 꽃 하나 똑 따아 가슴속 품에 넣어 놓고 새벽 인력시장 나간 아빠가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오면 대문에서 와락 덤벼 들어 텅빈 가슴에 달아 드려야지
고은(高恩) 마음 최 주 철 장미 꽃 이파리 하나 신비롭고 아름답다. 곱은 얼굴 감싸 안고 두손 모양 받쳐 들고 귀와 마음 열어 놓고 이 도심에서 신비스런 새 소리 듣고 새 이슬 받아 새 아침 열어 봄 비 한 가득 담아내면 난 좀 더 나은 새상을 만들어 놓고 떠나고 싶다는 고은(高恩) 마음
비 내린 아침 최주철 스스슥 슬슬 문질러 보면 비내린 창밖 희뿌연 세상 스모올 스멀 꼬무울 올라 물안개 피면 대지는 生氣 스스슥 슬슬 큰昇天 움틀 검단산 운무 샤워한 신사 흐릿한 초점 사진기 앞에 상큼한 생명 몸짓에 한컷 스스슥 슬슬 기는 듯 한강 마법을 풀고 승천할 찰라 一日不念善 諸惡 皆自起 삶속에 우린 任重道遠! 스스슥 슬슬 도깨비 뚝딱 선명한 신록 해맑은 웃음 올곧게 어깨 지개를 펴며 검단산 팔부 능선에 앉아 길고긴 生에 공간에 쏘옥
나의 다짐 최 주 철 그른 것은 큰 가위로 오려내고 참된 것은 꾹 꾸우욱 눌러놓고 두갈 레 길 세상 思 人生 이쪽 길 또 저쪽 길 選擇 고단한 날선 칼날을 들지 않으면 매서운 칼날 받아야 하는 세상사 이제 난 아무것도 두렵지가 않다. 知天 命 宇宙洪黃 무섭지가 않다. 몰아치는 暴風 앞에서도 이겨 내는 다부지고 當贊 五氣같은 뚝심 있다.
지난 4월 4일 강원도 옥계면 남양리와 고성, 속초지역에 산불이 일어났다는 보도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강원도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해 뉴스에서 “현재까지 산림 피해면적은 고성 250ha, 강릉 옥계와 동해 110ha, 인제 25ha 등으로 축구장 면적의 539배에 달하고, 여의도 면적(290ha) 두 배에 육박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나는 뒤 늦게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가 보았다. 외진 골짜기 기슭에 자리한 무속인 신당이 있었다.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고 주변은 온통 검은색 이였다.싸늘한 산자락에 타고